2026. 08. 15. 17:35 KST
미 소매판매 0.6% 감소에도 장기 국채금리는 올랐다 — 유가가 되살린 물가 경계
달라진 점
5건- 핵심macro미 소매판매 0.6% 감소미국 인구조사국이 14일 발표한 7월 소매·외식 판매액은 7636억 달러로 전월 대비 0.6% 감소. 시장 예상 0.1~0.2% 증가와 부호 자체가 어긋났다. 자동차·부품 1.8%, 무점포 소매 2.2% 감소가 낙폭을 키웠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0% 증가해 붕괴 국면은 아니지만, 고용·물가에 이어 소비까지 꺾이며 상반기 지수를 떠받친 소비 탄력이 무뎌졌다.
- 핵심rate미국 장기 금리 베어 스티프닝소비 부진에도 뉴욕 10년물 금리는 4.70%로 5.6bp 상승하고 2년물은 하락.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물가 제어 여력 축소로 읽히며 기간 프리미엄을 밀어 올린 결과다. 국고 10년도 4.31%로 한 주 10bp 오른 반면 3년물은 3.40%에 머물러 한미 모두 곡선이 가팔라졌다. 국내 금리도 정책금리 경로가 아닌 물가 경계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 핵심event대미 투자 압박과 본부장 면직미국 상무부가 한국 정부에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현재 15%인 상호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거듭 발송. 지난해 10월 경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2000억 달러 투자 프로젝트가 열 달째 미발표인 데 대한 불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0시를 기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직권 면직했고, 청와대는 "다양한 채널로 긴밀히 논의 중"이라며 발표가 아닌 논의 단계임을 확인했다.
- 핵심commodity유가 전망 상향과 정유시설 피격미국 에너지정보청이 8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올해 브렌트 평균을 배럴당 82달러에서 87달러로 상향. 호르무즈 통항 제약이 8월까지 이어지고 내년 말까지 하루 60만 배럴 공급 차질이 남는다는 가정이다. 예멘 후티는 하루 40만 배럴 처리 규모의 사우디 아람코 자잔 정유공장을 9일과 13일 두 차례 타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호르무즈 해협의 미국 영토 선언을 언급했다. 브렌트는 89달러로 한 주 5.9% 상승.
- 주요sectorAI 인프라 실적 상향 확산CoreWeave 2분기 매출 25억7500만 달러(+112%), 6월 말 수주잔고 약 1040억 달러에 3분기 들어 몇 주 만에 250억 달러 넘는 신규 약정이 추가되며 연간 가이던스를 124억~132억 달러로 상향. Super Micro는 총이익률이 직전 분기 9.9%에서 17.5%로 개선되고 회계 2027년 매출 목표 최대 720억 달러를 제시했다. Credo는 회계 2026년 매출 13억 달러(+206%)에 다음 해 80% 이상 성장을 제시. 네오클라우드 테마는 닷새 17.5% 상승.
대미 투자 최후통첩과 AI 인프라 실적 사이, 코스피 7000 재도전
소비는 꺾였는데 미 장기 금리는 되레 올랐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14일 발표한 7월 소매·외식 판매액은 7636억 달러로 전월보다 0.6% 줄었다. 시장 예상은 0.1%에서 0.2% 증가였다. 예상과의 격차는 폭보다 부호에서 더 크게 읽혔다. 자동차·부품이 1.8%, 무점포 소매가 2.2%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인구조사국 월간 소매판매 속보 (새 창에서 열림)). 전년 동월 대비로는 5.0% 늘어 소비가 무너진 국면은 아니다. 다만 상반기 내내 지수를 떠받쳐 온 소비 탄력은 확실히 무뎌졌다.
정작 눈여겨볼 대목은 채권시장의 반응이었다. 소비 부진은 보통 금리를 끌어내린다. 그런데 뉴욕 10년물 금리는 4.70%로 5.6베이시스포인트 올랐고 2년물은 반대로 내렸다. 베어 스티프닝(장기 금리가 단기보다 더 올라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오히려 장기물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물가를 제어할 여력이 줄었다는 판단이 기간 프리미엄(장기채를 오래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금리)으로 옮겨간 것이다.
그 판단의 뿌리에는 유가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14일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겠다"고 말했고 이란은 "망상"이라고 맞받았다. 예멘 후티는 사우디 아람코 자잔 정유공장을 9일과 13일 두 차례 타격했다. 하루 40만 배럴을 처리하는 설비다. 같은 설비가 나흘 간격으로 두 번 표적이 되면 시장은 이를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상시 공급 위험으로 다시 분류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도 8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올해 브렌트 평균 전망을 배럴당 82달러에서 87달러로 상향했다. 호르무즈 통항 제약이 8월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했고, 내년 말까지 하루 60만 배럴의 공급 차질이 남는다고 봤다(EIA 8월 단기 에너지 전망 (새 창에서 열림)). 단발 사건이 연간 평균 전망까지 밀어 올린 통로가 바로 이 가정이다. 브렌트는 89달러로 한 주 5.9% 뛰었다. 다만 석 달 기준으로는 19% 낮아, 유가 자체가 신고가 국면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
달러는 소비 지표에 밀렸다. 차액결제선물환 1개월물은 1415원에 최종 호가돼 서울 종가보다 3원가량 낮았다. 달러/원 현물은 1412원으로 한 달 새 4.5% 내려앉았다.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 수입물가 충격은 상당 부분 상쇄된다. 변동성지수가 14까지 가라앉은 것을 보면, 시장은 이 조합을 아직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받아들였다.
관세 최후통첩과 외국인 매수가 맞선 자리
청와대는 15일 "한미 전략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로 긴밀히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발표가 아니라 논의 단계임을 확인해 준 문장이었다. 배경에는 미국 상무부가 한국 정부에 거듭 보낸 이메일이 있다.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현재 15%인 상호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취지였다. 관세율은 협상 카드이기 전에 수출기업 원가에 곧바로 얹히는 변수다. 통보가 반복될수록 기업은 협상 결과가 아니라 최악의 원가를 앞세워 계산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2000억 달러 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문제였다. 열 달째 발표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담겼다. 지연이 길어질수록 협상 지렛대는 상대 쪽으로 기운다. 그 압박이 정점에 이른 시점에 협상 실무를 총괄하던 인물이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직권 면직했다. 교체는 속도를 내겠다는 선언이지만, 실무 축이 흔들린 채 시한을 맞는 부담도 남는다.
관세율이 15%에서 더 오르면 자동차·기계·철강은 인상분을 판매가로 넘기기 어려워 원가에서 흡수해야 한다. 산업통상부 집계를 보면 7월 수출 자체는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로 견조했다(산업통상부 7월 수출입 동향). 수출은 잘 나가는데 그 수출의 조건이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 있는 셈이다. 지표가 확인해 주는 것은 지난달의 결과이고, 협상이 정하는 것은 다음 분기의 조건이다.
수급은 정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외국인은 14일 3조387억원을 순매수해 나흘 연속 매수를 이어갔다. 11일부터의 누적 순매수는 8조698억원에 이른다. 나흘간의 규모로 보면 관세 위험을 감안하고도 남는 베팅이다. 매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2.43% 오른 27만 4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3.26% 상승한 164만 5000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이 선택된 이유는 단순하다. 메모리는 대미 관세 노출이 상대적으로 얕고 수요처가 인공지능 투자 쪽에 몰려 있다. 코스피는 2.42% 오른 6978로 장을 마쳤다. 장중 15거래일 만에 7000을 되찾았다가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고, 주간 상승률은 11.5%다. 지수는 관세 위험보다 반도체 수요 쪽으로 기울었다.
이 자금의 명분은 반도체 실적 신뢰 회복이다. 관세율 재인상은 바로 그 명분과 정면으로 부딪힌다. 금리 쪽 여건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한국은행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해 둔 상태다(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2026.7.16 (새 창에서 열림)). 국고 10년은 4.31%로 한 주 10베이시스포인트 올랐고 3년물은 3.40%에 머물렀다. 장단기 격차가 벌어지는 흐름은 미국과 판박이다. 국내 금리도 정책금리 경로가 아니라 물가 경계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AI 인프라 실적이 되돌린 반도체 신뢰
이번 주 국내 반도체주를 되살린 재료는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서 나왔다. CoreWeave의 2분기 매출은 25억7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2% 늘었다. 6월 말 수주잔고는 약 1040억 달러였고, 3분기 들어 몇 주 만에 250억 달러가 넘는 신규 고객 약정이 추가됐다. 수주잔고는 앞으로 깔아야 할 서버와 메모리의 물량표여서, 국내 메모리 주문의 선행 지표로 읽힌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124억에서 132억 달러로 올라갔다. 마이클 인트레이터(Michael Intrator) 최고경영자는 "규모가 영업 레버리지로 전환되기 시작한 분기"라고 표현했다(CoreWeave 2분기 실적 발표 (새 창에서 열림)). 매출이 늘어난 만큼 비용이 따라 늘지는 않았다는 자평이다.
같은 주 Nebius는 2분기 매출 5억8230만 달러를 공시했다. 전년 대비 454%, 전분기 대비 46% 증가했다. 연간 30억에서 34억 달러 가이던스는 유지했다(Nebius 2분기 실적 자료 (새 창에서 열림)). 특정 회사의 호황이 아니라 업권 전체로 주문이 번지고 있다. 서버 쪽도 같은 방향이다. Super Micro Computer는 회계 4분기 매출 111억 달러에 총이익률 17.5%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 9.9%에서 마진이 두 배 가까이 개선됐고, 회계 2027년 매출 목표로 최대 720억 달러를 제시했다(Supermicro 회계 4분기 실적 (새 창에서 열림)). 물량이 늘어나는 국면에서 마진이 나란히 오르면 공급은 아직 빠듯하다고 봐야 한다. 부품 단계로 내려가도 결론은 유지된다. Credo는 회계 2026년 매출 13억 달러로 206% 성장했다. 다음 회계연도로는 80% 이상 성장과 광 부문 매출 6억 달러 이상을 제시했다(Credo 회계 4분기 공시 (새 창에서 열림)).
가격은 이 순서를 그대로 따라갔다. GPU 네오클라우드(AI 연산 전용으로 새로 지어진 클라우드) 테마는 닷새간 17.5%, 한 달 29.4% 올랐다. Nebius가 닷새 48%로 앞장섰고 CoreWeave가 16% 뒤따랐다.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쪽에서는 Super Micro Computer가 닷새 28%·한 달 65%로 가속했다. 실적 공개 순서와 주가 반응 순서가 어긋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 상승의 성격을 말해 준다.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는 분기와 반년 구간에서 세 자리 수익률이 쌓여 있어 결이 다르다. 이쪽은 단기 급등이 아니라 반년 넘게 다져진 추세 위에 실적이 얹히는 형태다.
중요한 것은 재료의 방향성이다. 수주잔고가 매출보다 빠르게 늘고 마진까지 개선되면 소진이 아니라 확장이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 지속성 논쟁도 여기서 답을 얻었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이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6200에서 7200으로 제시하며 근거로 든 것도 미국 AI 데이터센터·네오클라우드 실적의 양호한 집계였다.
화장품 위탁생산, 사상 최대 분기를 확인시켰다
거시와 AI가 지수를 밀어 올리는 사이, 실적으로 자기 몫을 증명한 업종이 있다. 한국콜마는 2분기 연결 영업이익 1103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50.2%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매출이 8613억원으로 17.8% 늘어난 사이 이익은 그 세 배 속도로 뛰었으니, 증가분은 단가가 아니라 가동률에서 나왔다. 순이익은 706억원으로 68.9%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선케어 대량 주문과 글로벌 대형 브랜드향 생산 확대가 두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만들었다. 두 분기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회성 주문보다 고정 물량이 늘어난 쪽에 가깝다.
코스맥스도 매출 7949억원, 영업이익 737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국내법인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었고, 미국법인은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흑자를 냈다. 해외 적자 구조가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은 단발 호실적과 성격이 다르다. 미국법인 흑자 전환은 원가와 가동률이 손익분기 규모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공장 밖 통계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7월 화장품 수출은 1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7.8% 늘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역대 7월 최대이자 월간 기준 2위 실적이다(산업통상부 7월 수출입 동향). 아홉 달이 이어졌다면 유행이 아니라 생산 기지의 자리바꿈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위탁생산 테마는 닷새간 22%, 분기 38% 올라 단기 반등과 추세가 모두 살아 있다. 코스메카코리아가 닷새 33%·분기 69%로 가장 가팔랐고 한국콜마도 닷새 28%를 더했다. 다만 이 업종의 성장 축이 미국 인디 브랜드 수출이라는 점은 앞서 짚은 상호관세 인상 시나리오와 직결된다. 실적은 확인됐지만 조건은 아직 협상 중이다.
관찰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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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미국·이란 휴전 만료가 유가의 다음 방향을 정한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양국 상황을 "정체"라고 표현했고 연장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다. 만료 후 봉쇄가 강화되면 브렌트가 90달러를 넘어서고 정유·상류 자산으로 자금이 옮겨간다. 실제로 북미 상류(미국 셰일·캐나다) 종목군은 7월 하순 고점 이후 다시 살아나 닷새 5.6% 올랐다. 반대로 협상 재개 신호가 나오면 이번 주 유가 상승분의 되돌림부터 나타날 구간이다. 지수보다 브렌트 88달러 지지 여부가 선행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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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전까지 장기 금리가 경계선을 시험한다. 고용·물가에 이어 소비까지 꺾이며 인상 기대는 물러섰지만, 장기물은 반대로 밀렸다(연준 회의 일정 (새 창에서 열림)). 케빈 워시(Kevin Warsh) 의장이 2% 목표 복귀를 재확인하면 곡선 가팔라짐이 한 번 더 진행된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미 10년물 적정 수준을 4.2% 내외로, 경기·신용 위험이 동시에 불거지는 분기점을 5.2% 내외로 제시했다. 현재 4.70%는 그 중간이다. 4.8%를 넘어서면 위험자산 재평가에 대비할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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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패키지 발표 시점이 원화와 수출주의 단기 방향을 가른다. 2000억 달러 프로젝트의 윤곽이 잡히면 관세 인상 위험이 걷히며 외국인 순매수의 명분이 한 번 더 연장된다. 반대로 발표가 지연되고 상호관세 인상이 현실화되면 자동차·철강에서 반도체·화장품 위탁생산으로의 차별화가 뚜렷해질 수 있다. 달러/원 1412원과 코스피 7000선이 지금 시장 심리를 떠받치는 두 축이며, 환율 방향이 잡히기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요구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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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 업종의 가속이 반도체 편중을 덜어낼지가 다음 관전 대상이다. 직전 브리프가 지목한 국내 IT 서비스·시스템통합 테마는 닷새 9.6%·한 달 19.8% 상승했다. 소수 종목만 뛴 것이 아니라 구성 종목 대부분이 고르게 올라 매수 저변이 넓었다. 아이크래프트·뉴엔AI 등 대표주가 고점을 다시 쓴 만큼 다음 분기 수주 공시가 실적 검증대가 된다. 수주 확인이 늦어지면 자금은 다시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으로 되돌아갈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