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9. 25. 23:02 KST
이란 조건부 호르무즈 재개방안에 미국 유가 후퇴 — 미 국채 10년물 5.1%는 요지부동
30일 미국 PCE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10년물 5.1%는 새 바닥으로 굳는다
이란의 '7일 계획', 미국 유가는 내렸지만 해협은 아직 닫혀 있다
유엔총회와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미가 한 주에 몰렸다. 하지만 미중 정상은 관세 휴전을 내년 1월 10일까지 늘린 것 말고는 새 합의를 내놓지 못했다. 연휴 동안 시장을 흔든 재료는 오히려 이란에서 나왔다.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뉴욕 기자회견에서 중재국을 거쳐 미국에 '7일 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건이 충족되면 7일째 되는 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협상을 재개한다는 구상이다. 조건은 공개하지 않은 채 "6월에 양국이 합의한 것 이상은 아니다"라고만 했다. 시한을 못 박은 제안이어서 시장은 이를 협상 진전의 구체적 단서로 읽었다. 다만 시한이 언제 시작될지는 조건을 받아 든 워싱턴의 답에 달렸고, 그 답이 나오기 전까지 해협은 닫힌 상태로 남는다.
워싱턴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중재국을 통한 논의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라고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Masoud Pezeshkian) 이란 대통령도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외교로 전쟁을 끝낼 뜻을 내비쳤다. 양쪽이 같은 시한을 바라보는 모습이지만, 외교 신호와 군사 카드는 따로 움직인다. 이날 미 상원은 대통령의 이란 군사 행동을 멈추라는 전쟁권한 결의안을 49대 50으로 부결했다. 공화당에서 4명이 이탈했지만 가결에 한 표가 모자랐다. 의회 안에서도 종전 압력은 커지지만, 군사 옵션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손에 그대로 남았다. 협상의 속도도 결국 백악관이 정한다.
유가는 외교 쪽에 먼저 반응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25일 93달러로 일주일 새 7.1% 내렸다. 하지만 브렌트유는 106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오히려 2.8% 높다. 두 유가의 격차가 13달러 가까이 벌어진 것은 봉쇄 충격이 미국 밖 해상 원유에 몰려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이 들여오는 중동산 원유는 두바이유에 연동돼 있어, 미국 유가가 내린 만큼 도입 단가가 내려가지는 않는다.
공급이 돌아왔다는 증거도 아직 없다. 국제에너지기구의 9월 석유시장 보고서 (새 창에서 열림)는 8월 걸프 국가의 경유 순수출을 하루 39만 배럴로 집계했다. 전쟁 전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협상 교착으로 공급 정상화가 내년으로 밀리면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50만 배럴 줄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계획은 대화의 여지를 넓혔을 뿐, 원유가 다시 흐른다는 보장은 아니다.
원화는 미국 유가가 내린 흐름을 타고 강해졌다. 연휴 직전인 22일 달러/원은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유가 하락이 맞물리며 하루 23원 급락해 1358원에 마감했다. 연휴 중 해외 거래에서는 25일 1357원으로, 석 달 전보다 11.6% 낮다. 한 달 새 달러인덱스가 2.2% 오르는 동안에도 달러/원은 2.0% 내렸다. 달러가 약해진 덕이 아니라 원화 자체가 힘을 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 바탕에는 수출 전반이 벌어들인 달러가 있다. 한국은행 7월 국제수지 (새 창에서 열림)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7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흑자는 2331억 달러로 1년 전의 4배에 가깝다. 지난해 같은 기간이 부진했던 기저 효과도 배수를 키웠다. 원화 강세의 근거가 수출 호조에 있는 만큼, 유가가 다시 올라도 이번 흐름을 유가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유가가 내려도 금리는 버틴다, 연준이 예고한 연내 추가 인상
유가 하락은 채권시장까지 닿지 못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일 5.1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30년물도 5.4%를 넘었다. 릭 리더(Rick Rieder)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매도세를 "위기는 아니지만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라고 평했다. 24일에도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면서 하루짜리 급등으로 보기는 어려워졌다.
금리를 붙잡아 둔 것은 연준이다. 연준은 16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FOMC 성명 (새 창에서 열림)에 따르면 새 범위는 연 3.75%에서 4.00%이고,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모은 점도표 (새 창에서 열림) 중간값은 연말 4.1%로 올라갔다. 연내 한 차례 더 올린다는 전제가 깔린 숫자다.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4일 연내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에 AI 투자가 만든 수요까지 더해져 물가를 잡으려면 할 일이 많다는 설명이다. 연준이 물가 압력의 원천을 유가 하나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명시적인 선제 안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케빈 워시(Kevin Warsh) 의장과 보조를 맞추기도 했다. 기업의 AI 설비투자가 수요를 떠받치는 한, 이란발 유가 하락만으로 인상 경로가 꺾이기는 어렵다.
채권 곡선의 모양도 이를 뒷받침한다. 2년물은 한 달 새 0.61%포인트 올라 4.85%가 됐다. 10년물 상승폭 0.41%포인트보다 크다. 단기물이 더 빨리 오른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성장 기대보다 추가 인상 가능성에 값을 매기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미국 7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새 창에서 열림)가 1년 전보다 3.7% 올라, 연준이 내세울 명분도 충분하다.
주식시장은 아직 담담하다. 24일 S&P 500은 보합에 그쳤고 VIX는 16에 머물렀다. 하락에 대비하는 옵션 비용은 아직 싸다.
국내 자금 조달 시장에서는 부담이 먼저 드러났다. 신용등급 AA+ 카드채 3년물 금리는 이달 한때 4.64%까지 올랐다. 4.6%를 넘은 것은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올린 기준금리 3.00%가 조달 금리의 하단을 끌어올린다. 반면 국고채 10년물은 일주일 새 0.11%포인트 내려 4.39%를 기록했다. 국내 장기 금리가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은 점은 연휴 뒤 채권시장의 완충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마이크론 실적 닷새 전, 이익 추정은 오르고 목표주가는 내려갔다
메모리 반도체의 다음 방향은 마이크론이 30일 발표할 회계 4분기 실적 (새 창에서 열림)에 달려 있다. 발표는 미국 장 마감 뒤라 한국 시간으로는 10월 1일 새벽에 나온다.
웰스파고의 애런 레이커스(Aaron Rakers) 애널리스트는 발표를 앞두고 목표주가를 1525달러에서 1400달러로 낮췄다. 그러면서도 2027 회계연도 주당순이익 추정은 약 5%, 2028 회계연도는 10% 넘게 올렸다. 이익을 올리면서 목표가를 내린 이유는 셈법에 있다. 레이커스는 정점 이익 대신 사이클 평균 이익인 주당 75에서 90달러에 10배대 중반 배수를 적용했다. 월가의 질문이 '얼마나 버느냐'에서 '얼마나 오래 버느냐'로 넘어간 셈이다.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마이크론과 오라클, 네비우스에 공매도를 걸어 둔 것도 이 의문과 맞닿아 있다.
그 의문을 키운 일이 24일 벌어졌다. 오라클이 뉴멕시코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주피터'의 개발사에,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계약 이행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불가항력 통지를 보냈다. 이 부지는 OpenAI·소프트뱅크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의 핵심으로, 사업비가 1650억 달러에 이른다. 캠퍼스에 천연가스를 댈 핵심 가스관 개통이 2027년 2월로 6개월 가까이 밀린 것이 발단이다. 반도체 공급이 아니라 연료 조달이 일정의 발목을 잡았다. 통지가 인정되면 오라클은 임대료 지급을 3년 늦출 수 있다. 지연의 비용을 개발사 쪽으로 돌려 두려는 방어 조치로 읽힌다.
오라클은 "통지 자체가 지연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했고, 개발사 쪽 블루아울도 재무 약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래도 오라클 주가는 3% 내렸다. AI 투자의 속도를 가를 변수 목록에 전력이 올라섰다. 반면 수요 쪽 근거는 여전히 단단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클라우드 업체 네비우스의 2027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시장 평균 122억 달러보다 높은 127억 달러로 올렸다.
삼성전자는 연휴 직전 거래일까지 7거래일 연속 올라 28만5500원에 마감했다. 마지막 거래일에는 메모리 사이클 장기화를 근거로 목표주가를 63만원까지 올린 증권사 보고서도 나왔다. 닷새 새 13%에 이른 상승폭만큼 마이크론 실적에 거는 기대치도 높아졌다. 25일 도쿄에서는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가 상승을 이끌며 닛케이지수가 1.3% 올랐다. 삼성전자 메모리를 일본에 유통하는 도멘디바이스(Tomen Devices)는 7월 말 메모리 가격이 예상을 웃돈다며 실적 전망을 높인 뒤 분기 137% 올랐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제조사를 넘어 유통 단계의 이익까지 불리고 있어, 이번 강세는 전망보다 실적 숫자에 기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메모리 관련주가 이익 개선에 올라탄 사이, 미국에서는 의심이 쌓이고 있다.
24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33% 내렸고, 소프트뱅크그룹은 오라클 여파로 도쿄에서 약세였다. 해외 반도체주의 이런 흔들림이 코스피에서는 지수 전체의 낙폭으로 증폭된 전례가 있다. 코스피는 6월 하순 사상 최고치에서 한 달여 만에 34% 폭락했다. 중국 반도체의 추격 우려와 외국인 대량 매도가 한꺼번에 몰린 결과였다. 7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해, 지수의 향방이 메모리 사이클에 묶여 있다. 코스피는 28일 다시 문을 연다. 출발점인 연휴 전 종가 7081은 7월 말 저점보다 17.6% 높다. 이익은 오르는데 밸류에이션과 전력 병목이 주가를 누르는 줄다리기가 마이크론 발표 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비트코인 8만5000달러 회복, 기업 매수와 매도 포지션 청산이 밀어 올렸다
비트코인은 21일 8만5000달러를 넘어 1월 이후 여덟 달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25일에는 8만4023달러로 일주일 새 8.4% 올랐다. 역시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이 한 달 새 8.1%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5%대 장기 금리는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을 불리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비트코인이 오른 건 거시 변수가 아닌 다른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힘은 수급이다.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8-K 수시 공시 (새 창에서 열림)에서 비트코인 매수 재개를 알렸다. 지난주 950개를 7570만 달러에 사들였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매수 재개라는 사실이 심리를 먼저 움직였다. 같은 기간 우선주 STRC를 되사는 데는 1억7400만 달러를 썼다. 코인보다 우선주 매입에 두 배 넘는 돈을 쓴 것은 회사가 공격적 매수보다 자본 구조 관리에 무게를 둔다는 뜻으로 읽힌다. 가격이 8만5000달러를 넘는 과정에서는 약 6억4800만 달러어치 매도 포지션이 강제 청산되며 상승 폭을 키웠다.
관련 종목군은 더 크게 움직였다. 암호자산을 재무제표에 쌓는 트레저리 기업 테마는 닷새 새 평균 18%, 분기 70% 올랐다. 스트래티지가 닷새 22%로 단기 상승을 이끌었다. 이더리움을 598만 개 쥔 비트마인은 분기 111% 올라 추세를 주도했다. 빚과 증자로 코인을 사 모으는 구조라, 상승기에는 주가 탄력이 코인 자체보다 크다. 다만 반년 상승률은 44%로 분기보다 낮다. 넉 달 전부터 두 달 전 사이 크게 밀렸다가 최근 두 달 가파르게 되살아난 흐름이다.
약점도 뚜렷하다. 상원은 15일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클래리티법)의 절차 표결을 49대 50으로 부결했다. 필요한 60표에 한참 못 미쳐 제도화 기대는 당분간 멀어졌다. 감독 규칙이 비어 있는 동안 사고 비용은 업계가 그대로 떠안는다. 24일에는 거래소 비트겟에서 약 3억5200만 달러 규모의 해킹이 일어났다. 그레이시 첸(Gracy Chen) 최고경영자는 북한 해커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는 이용자 보호기금으로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손실을 거래소 자체 기금으로 막는 방식은 제도가 아니라 개별 회사의 체력에 이용자 보호를 맡긴다는 의미다.
정책 재료가 빠진 자리를 기업 매수와 청산 물량이 메운 반등이다. 매수 주체가 멈추면 가격을 지탱할 힘도 약해진다. 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입 단가는 7만5416달러로, 현재가는 이보다 11% 높을 뿐이다. 5%대 금리가 이어지는 동안 이 격차는 트레저리 기업의 추가 조달 여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관찰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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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7일 계획이 실제 통항 재개로 이어져야 유가 하락이 금리 하락으로 번질 수 있다. 해협이 열려 브렌트유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면, 10월 27·28일 FOMC (새 창에서 열림)의 추가 인상 명분이 약해진다. 이 경로에서는 10년물이 5% 아래로 돌아오고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조건 협상이 틀어지거나 30일 PCE 물가가 예상보다 뜨거우면, 10년물 5.1%는 새 바닥으로 굳는다. 달러/원은 1350원을 뚫고 내려가는지가 원화 강세 연장의 기준선이다. 거꾸로 1380원 위로 되돌아가면, 연휴 직전 5102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매도를 이어갈 시나리오에 대비할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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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마이크론 실적은 연휴 뒤 국내 반도체 후공정주의 방향을 정한다. 매출 전망이 웰스파고 추정을 웃돌고 HBM 계약 가격 유지가 확인되면, 매수세가 후공정 쪽으로 넓어질 여지가 있다. 닷새 새 9% 오른 OSAT(반도체 후공정 외주)·첨단 패키징 종목군이 1차 수혜 후보이고, SFA반도체·덕산하이메탈·심텍이 대표주다. 반면 경영진이 공급 부족 완화나 가격 정점을 언급하면, 실적보다 주가가 앞서 오른 후공정·기판주부터 되돌림을 맞을 공산이 크다. 7거래일 연속 오른 삼성전자를 외국인이 발표 직후 추가로 사들이는지, 차익을 실현하는지가 다음 주 핵심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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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 유럽종양학회 발표가 분기 178% 오른 모더나의 상승 근거를 시험한다. 머크와 개발한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 '인티스메란'은 흑색종 3상에서 재발 없는 생존 기간과 원격 전이 없는 생존 기간을 모두 개선 (새 창에서 열림)했고, 이 결과는 마드리드 학회의 최고 세션인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 배정됐다. 세부 수치에서 재발 위험 감소폭이 크고 전체 생존 개선 조짐까지 보이면, 코로나 백신 이후의 성장 공백을 메울 사업으로 평가가 굳는다. 반대로 개선폭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전체 생존 자료가 미성숙하면, 석 달 새 세 배 가까이 오른 주가는 발표 전후 변동성이 커질 자리다. 같은 테마의 바이오엔테크가 분기 7% 상승에 그친 점은 기대가 모더나 한 종목에 쏠려 있다는 경계 신호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