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9. 02. 17:34 KST
미·이란 재충돌에 코스피 급락 — 유가가 금리를 밀어 올렸다
할인율이 지수를 때린 날, 알테오젠은 노바티스와 최대 4조원대 계약을 공시했다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른 날, 주식만 팔렸다
미 중부사령부가 9월 1일 호르무즈 해협 라라크섬의 이란 혁명수비대 로켓 발사대를 공습했고, 이란은 즉각 보복 착수를 선언했다. 시장이 곧바로 값을 매긴 것은 교전 자체가 아니라 해협이 다시 막힐 확률이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5% 넘게 뛰어 배럴당 91달러, 브렌트 원유는 96달러로 올라섰다. 원유가 오르면 물가 기대가 따라 오르고, 그 기대는 주식 할인율을 먼저 끌어올린다. 코스피는 273포인트(3.99%) 밀린 6562로 마감했고, 코스닥도 804로 내려앉았다. 지정학 프리미엄이 유가를 거쳐 할인율로 옮겨붙은 하루였다.
수급은 특히 무거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2조433억원, 외국인이 1조9093억원을 순매도했다. 하루 4조원 가까운 매도가 한쪽으로 쏠린 것은 관망이 아니라 지수 선물 헤지와 포지션 축소가 동시에 돌아간 결과에 가깝다. 문제는 주식만 팔린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 국채 10년물은 4.75%, 2년물은 4.34%로 한 주 새 각각 0.05%p, 0.10%p 올랐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나란히 밀렸다는 것은, 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옮겨간 게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값의 기준선이 위로 이동했다는 뜻이다.
직전 브리프는 장기물 매입에도 금리가 눌리지 않는 쪽을 지목했는데, 이번 주가 정확히 그 경우였다. 미 재무부가 장기물 매입을 늘렸는데도 금리는 내려오지 않았다. 명목금리가 눌리지 않으면 실질금리가 먼저 올라오고, 그 부담은 이자를 낳지 않는 자산부터 때린다. 금은 4363달러로 한 주 7% 되밀렸고, 은은 64달러로 6.3% 빠졌다. 안전자산 매수가 아니라 실질금리 상승이 귀금속을 먼저 흔들었다고 읽는 편이 맞다.
변동성지수는 16으로 하루 만에 9.5% 뛰었지만 절대 수준은 여전히 낮다. 헤지 비용이 아직 싸다는 뜻일 뿐, 시장이 무방비라는 말은 아니다. 공포탐욕지수 44도 중립 언저리에 머물렀다. 반면 달러/원은 1368원으로 오히려 0.39% 내렸다. 수출업체 달러 매도가 위험 회피 흐름을 눌렀고, 90일로 보면 원화는 10.6% 절상돼 있다. 환 손실을 피하려는 자금이 급히 빠져나가는 그림은 아직 아니다. 지수는 급락했는데 환율은 버틴 이 괴리가 외국인 매도의 성격을 가늠할 단서다.
같은 진단, 갈린 대응 — 공급 충격 인플레 앞의 중앙은행들
이번 물가 압력의 성격은 유럽중앙은행이 직접 규정했다. 9월 1일 블로그 보고서에서 1월부터 5월까지 에너지 물가 상승의 약 90%가 공급 측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의 물가 급등은 공급 부족·보복 수요·정책 지원이 겹친 복합 현상이었지만, 올해는 거의 전적으로 에너지 공급 충격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의 원인을 정책이 아니라 배럴에 돌린 셈이다. 통화·재정 정책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각각 -0.1%p, -0.2%p에 그쳤다(유럽중앙은행 블로그 보고서 (새 창에서 열림)). 원인이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라면 금리를 올려 얻을 것이 많지 않다는 논리가 여기서 나온다.
진단이 같아도 대응은 갈렸다. 유럽중앙은행은 수요가 아닌 공급이 원인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쪽에 섰다. 반면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2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만장일치 인상하며 두 회의 연속 긴축에 나섰다. 중동 분쟁발 유가 상승으로 2분기 물가가 4.1%까지 치솟은 것이 배경이 됐다.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공급 충격이 곧장 통화 문제로 번진다. 안나 브레만(Anna Breman) 총재는 추가 인상 가능성은 크지만 시점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인상 여부보다 유가의 다음 방향이 정책을 끌고 간다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 발언이다.
한국은행도 같은 대열에 서 있다. 8월 27일 기준금리를 3.00%로 올려 2022년 이후 3년 7개월 만에 두 회의 연속 인상을 단행했다. 향후 6개월 전망 중간값은 현 수준보다 높은 3.25%로 제시됐다. 6개월 뒤를 지금보다 높게 보는 전망은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예고한 것이다. 국고채 3년물은 3.46%, 10년물은 4.37%로 국내 금리도 나란히 밀려 올라갔다. 공급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공유하면서도, 물가 기대가 풀리는 쪽을 더 겁내는 중앙은행이 결국 금리를 올린다.
공급 충격에 금리로 대응하면 성장이 먼저 다친다. 한국 소비자심리지수가 104로 한 달 새 2.2% 내려앉은 것이 이미 그 조짐을 보여준다. 미 장단기 스프레드는 0.4%p로 한 주 만에 14.9% 좁아졌다.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빨리 오르는 흐름은 시장이 인플레보다 긴축의 성장 훼손을 더 무겁게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유가 재료가 시추·정유 실물 종목으로 옮겨갔다
지정학 재료는 지수를 눌렀지만, 에너지 공급망 종목군에는 정반대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8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호르무즈 통항 제약에 따른 중동 원유 생산 셧인(유정 폐쇄)을 7월 기준 하루 550만 배럴로 추산했다. 해협 하나가 막히자 세계 공급의 한 축이 통째로 잠긴 셈이다. 9월부터 물량이 서서히 회복되더라도, 생산·교역 패턴이 분쟁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2027년 초까지 걸린다고 봤다. 하루 60만 배럴 규모의 차질은 내년 말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공급 회복을 가정한 문서조차 정상화 시점을 1년 반 뒤로 미뤄 잡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공급이 구조적으로 묶이면 북미 육상 생산의 몸값이 오른다. 육상 시추 종목군은 분기 기준과 반년 기준 모두 20%대 상승을 쌓았고, 최근 닷새 다시 9% 가속했다. 패터슨-UTI는 7월 미국 내 평균 가동 리그를 98기로 보고했다. 3분기 평균은 100기 안팎, 분기 말에는 그 이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패터슨-UTI 월간 시추 활동 공시 (새 창에서 열림)). 리그 임대료 상승과 계약 장기화가 실적 숫자로 넘어오고 있다. 헬머리치앤페인이 분기 23% 오르며 추세를 이끌었다. 장비를 새로 늘리지 않고도 단가가 오르니 이익 레버리지가 크다.
주목할 대목은 이 흐름이 시추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추 장비·유정관 종목군, 북미 셰일 상류, 정유·석유화학 다운스트림이 나란히 속도를 냈다. 정유·다운스트림에는 GS가 대표주로 들어가 있다. 원유가 오르면 정제 마진과 재고 평가이익이 같이 개선되는 구조라, 국내 정유주는 코스피 하락장에서 상대적 방어력을 보였다. 다만 배럴당 90달러대가 길어지면 화학 부문 원가 부담이 정제 마진 개선분을 잠식한다. 수혜와 부담이 같은 기업 안에서 갈리는 만큼, 3분기 실적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기 전까지는 판단을 미루는 편이 낫다.
폭락장 한복판에서 알테오젠이 4조원대 계약을 냈다
지수 전체를 누른 재료가 개별 기업의 값까지 지배한 것은 아니다. 지수가 4% 가까이 빠진 날, 알테오젠은 노바티스와 최대 32억2300만 달러(약 4조4165억원) 규모의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공시했다. 하이브로자임 기술이 적용된 ALT-B4로 복수의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상업화할 독점 권리를 노바티스가 확보하는 구조다. 대가는 계약금과 옵션 행사금, 마일스톤으로 구성되며 상업화 이후 순매출 로열티는 따로 받는다. 지수를 때린 것은 유가와 금리였지만 이 계약의 값은 노바티스가 옵션을 행사하느냐에 달려 있어, 할인율이 흔들린 날 이 종목만 반대로 움직였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빈도다. 올해만 ALT-B4 기술수출 네 번째,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전체로는 열 번째 계약을 맺었다. 한 해에 같은 플랫폼으로 네 건을 성사시킨 속도는 국내 제약·바이오에서 보기 드물다. 단발 계약이라면 규모가 커도 일회성 이익으로 끝나지만, 같은 기술을 서로 다른 대형 제약사가 반복 채택하면 플랫폼의 표준 지위가 입증된다.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제형 변경은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의 수명을 늘리는 수단이라, 수요가 구조적으로 이어진다. 다만 옵션 계약이어서 실제 유입액은 노바티스가 어느 품목에 몇 번의 옵션을 행사하느냐에 좌우된다. 최대 금액과 실현 금액의 거리를 감안해 읽어야 한다.
같은 날, 에코프로비엠은 주가에 조달액을 깎였다
알테오젠이 재료로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에코프로비엠은 주가에 조달 계획을 깎였다.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면서 조달 규모는 당초 1조2000억원에서 3000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발행 주식수 990만990주는 바뀌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 절차를 밟는 사이 주가가 밀려, 1차 발행가액이 12만1200원에서 8만9500원으로 낮아졌다. 조달액이 시장가에 연동되는 구조에서는 증자 발표 자체가 주가를 눌러 조달 규모를 다시 깎는 되먹임이 생긴다. 2차 발행가액이 확정되기 전까지 이차전지 소재 종목군에는 물량 부담이 남는다.
관찰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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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항 정상화 여부가 이번 달 최대 변수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9월부터 통항이 서서히 늘어난다고 가정했는데, 이번 공습과 이란의 보복 선언은 그 가정을 흔든다. 통항이 회복되면 유가는 80달러대로 되밀리고, 시추·정유 종목군의 가속이 식는 대신 코스피의 할인율 부담은 덜어진다. 반대로 봉쇄가 재현되면 배럴당 100달러 재진입과 물가 재점화 위험이 다시 열린다. 그 경로에서는 육상 시추와 북미 상류만 홀로 강세를 잇는 극단적 양극화에 대비해야 한다. 곡물·가공식품 판가 전가를 노린 자금이 이미 움직여, 농업 상류와 국내 식음료 종목군이 최근 한 달 두 자릿수로 부상했다. 원가 전가가 실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볼 자리다. 9월 중순 발표될 다음 단기 에너지 전망의 셧인 추정치가 첫 확인 지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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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브로드컴 3분기 실적이 반도체 편중 코스피의 다음 재료다. 회사가 직전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가이던스에 따르면 매출은 294억 달러, 비GAAP 영업이익률은 매출의 67% 수준이다. 주가는 52주 최고가 대비 25% 밀린 369달러대인데 주가수익비율은 여전히 60배에 머물러 있다. 매출 증가율을 웃도는 이익 증가, 즉 비용 통제가 다시 확인되면 AI 설비투자가 이어진다는 뜻으로 읽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급에 온기가 돌 수 있다. 반면 이익률이 가이던스에 못 미치면 밸류에이션 조정이 국내 반도체로 번지면서 지수의 두 번째 하락 파동이 나올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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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미국 8월 고용보고서와 9월 15·16일 통화정책 회의가 금리 경로를 확정한다(노동통계국 발표 일정 (새 창에서 열림), 연준 회의 일정 (새 창에서 열림)). 실업률 4.1%가 유지되고 유가발 물가 압력이 겹치면 인하 기대는 더 밀린다. 장단기 스프레드 0.4%p도 추가로 좁아진다. 코스닥 800선과 달러/원 1370원이 현재 심리를 지탱하는 임계점이다. 800선을 내주면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성장주부터 흔들릴 공산이 크다.
관찰할 만한 테마
2026-09-01 기준- 육상 시추주+10%월+27%분기+13%
호르무즈 셧인 장기화로 북미 육상 생산 몸값이 오르며 리그 가동과 단가가 같이 붙은 국면
모멘텀 가속 · 4개 종목- Patterson-UTI Energy, Inc.PTEN · US주+11%월+27%분기+11%
시총 1위 · 미국 내 평균 가동 리그를 늘려 잡은 월간 시추 활동 공시가 나오며, 리그 임대료 상승과 계약 장기화가 실적 숫자로 넘어오는 대표주
- Helmerich & Payne, Inc.HP · US주+10%월+34%분기+23%
추세 대장 · 장비를 새로 늘리지 않아도 단가 상승분이 그대로 이익으로 남는 구조라, 분기 기준 상승으로 육상 시추 추세를 이끈 종목
- Nabors Industries Ltd.NBR · US주+6%월+12%분기-3%
단기·중기 상승에는 동참했지만 분기 추세는 아직 뒤처져, 유가 강세가 이어지느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자리
- K-뷰티 마스크팩주+12%월+72%분기+67%
단기·중기·분기 상승이 나란히 붙어 모멘텀 가속 구간에 들어선 중소형 화장품 묶음
모멘텀 가속 · 5개 종목- 제닉123330.KQ · KR주+1%월+46%분기+68%
시총 1위 · 테마 시총 1위로, 한 달과 분기 기준 상승을 모두 유지하며 중심축 역할을 하는 종목
- 본느226340.KQ · KR주-8%월+115%분기+200%
추세 대장 · 분기 기준 테마 내 상승 폭이 가장 큰 추세 대장이지만 최근 닷새는 되밀려 속도 조절 구간에 들어선 종목
- 뷰티스킨406820.KQ · KR주+5%월+19%분기-6%
단기 대장 · 최근 닷새 상승을 이끈 단기 대장인데 분기 기준으로는 아직 마이너스라, 되돌림 초기 국면으로 읽히는 종목
- 협업·그룹웨어 SaaS주+23%월+41%분기+48%
미·일 협업 SaaS가 단기 급등과 중기 추세를 함께 갖춘 모멘텀 가속 구간
모멘텀 가속 · 11개 종목- Salesforce, Inc.CRM · US주+26%월+35%분기+39%
시총 1위 · 테마 시총 1위이자 최근 닷새 상승을 이끈 단기 대장으로, 한 달·분기 추세도 함께 살아 있는 종목
- Atlassian CorporationTEAM · US주+12%월+70%분기+88%
추세 대장 · 분기 기준 상승 폭이 가장 큰 추세 대장이며 최근 닷새에도 오름세를 이어가 흐름의 연속성이 확인되는 종목
- Sansan4443.T · JP주+0%월+12%분기+36%
최근 닷새는 제자리지만 한 달·분기 기준 상승을 꾸준히 쌓아온 일본 측 축
수치는 2026-09-01 종가 기준 5·20·60 거래일 변화율입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